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기가 싫어졌어요.
아침에 깨어 일어나면...마치 실연이라도 당하고 홀로 남겨진 여자마냥
...아 그렇지...그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 없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울기도 싫고 지쳤어요.
그러면서도 지금 또 눈물을 흘립니다.

그 사람은 내 무엇도 아니고
이렇게 울 이유도 없다....그냥 상황이 슬프니까 핑계 생긴 김에 한번 토하는 거야...
오버하지 말고 냉정해지자...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 뿐이었습니다.

아침에 허리가 부서질 것처럼 아팠습니다.
내려앉을 것같아 병원에 갈까...신음했어요.
며칠간 무리했나 봐요...
 


보고 싶지도 않았지만
얼핏 본 TV 영결식에서...하필이면
헌화를 하며 실실 쪼개는 얼굴을 하고 있는 시러베넘을 봐버렸습니다.
(평소 표정이 원래 부처상인지는 모르겠다만 자식아 표정관리란 말이 괜히 생긴 건 줄 아냐 넌?)

무심한 것같은 우리 동네 집집마다 반쯤 내린 태극기가 휘날리네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참...
여동생이 난데없이 새벽에
문상을 가야겠어...라고 말하는 바람에
구청 분향소로 갔더랬습니다.
새벽 2시였는데 사람 많더군요...
 

여동생은 꽃을 바친 뒤
이젠 뒷 마당이니 창문 넘겨다보는 넘들도 없는 곳에서
편안하겠지?라고 혼잣말을 하더이다....
 
 
겨우 일어나 컴 앞에 앉았습니다.
할 일이 꽤나 남아 있었습니다.....


5권 단행본 표지 작업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작가의 말도 써야 하고
53회 원고도 초안을 잡아야 합니다...
할 일이 많은데 아무 생각도 안 나요...


주말 안에 이 컬러 그림들을 보내야 하는데...
원고 패턴을 그려야 하는데...
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노제에 같이 가자던 친구더러
나 허리아파 못가 란 냉정한 문자를 날려 마음 상하게 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 슬픈 것도 그만해야 하는데...

그는 이제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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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ㅡㅡ| 2009/05/29 22: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 아침 평상시엔 뭔날에도 달지 않던 조기를 내걸었습니다.
그분이 어떤 마음으로 가셨건간에 이제는 평온하시기를 바라며.
영결식이든 노제든 참석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난 충분히 가슴아파 했어. 그분을 위해 마음으로 평온하시기를 빌었어' 란
생각을 하며 조기만 내걸었습니다.
사실은 그곳에 가서 슬픔에 휩싸이기 싫어서 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슬픈가슴은 아리기만 합니다.
난 분명 노사모도....
그분의 정치에 박수를 치던 지지자도 아닌데...
그분을 잃었다는 것이 이렇게나 슬플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저는...
그분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작가님도 이제 그 분을 편히 놓아주셔야지요..
우리 이제 힘내야 하잖아요. 그렇지요.....?
리틀티나| 2009/05/30 08: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리 작가님의 글와 시금치님의 글 모두 마음에 와닿네요..
이렇게 온 국민이 하나가 되서 지금은 안계신 그분을 이제야 그리워하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그 소식을 접했을때 멍..하고있던게 생각이 나네요..
이제 정말 보내드려야죠..
좋은곳에서 편안하시도록 마음에서도 보내드려야죠..
작가님 얼릉 기운 차리세요 ㅠ.ㅠ
아픈곳도 싹 나아라~ 얍! 작가님 아프면 같이 아픈 티나입니다 ㅠ_ㅠ
화이팅~! (작가님 러버 리틀티나 올림♥)
현주| 2009/05/30 13: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영결식에서 쳐웃는 그 사진 보고 뭐 저런 사이코패스가 있나 싶었지요.
슬퍼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파묻히면 지는 겁니다.
아무쪼록 허리도 빨랑 나으시고 건강해지시길....
아델라| 2009/06/02 16: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는 기차를 갈아타며 저 멀리 봉하마을에 조문 다녀왔어요.
저도 노사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평소에 연모(?) 사모했던 분이라서;;
지금은 일상을 평소처럼 그렇게 잘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뇌구조에 변화가 생겼다고나 해야할까요?
감성이 조금 사라진것 같아요.
어떤 음악이든 들을때마다 달콤하고도 엉뚱한 상상을 하며 기분이 좋았는데,
요즘은 노래를 들으면, 노래가 나오는구나..이런식으로 무감각으로 산다고 해야하나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 감성이 다시 채워지겠죠. 2%부족한채 그렇게 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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