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06 15:46 :: 소소일상

오랜만에 보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인 옹달샘이 요즘의 경제시련을 맞아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것을 알고 있었던지라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고나 할까요.....출판사가 없어지면 책들도 함께 없어지는 법이죠.
이 리어왕 표지는 지금은 절대로 구할 수 없는 초판본입니다.
책 자체도 그닥 구하기 쉽지 않겠지만(그래도 뭐 절판된 마스카만 하겠습니까;;;)
현재 판매되는 리어왕들은 3판이상의 새로운 표지일 테니까요.
이 초판본은...여러가지로 사람 골치아프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주인공이 80살의 할아버지다 보니.....표지자체의 화사함이 없을 것같아 젊은 남녀 주인공

요넘들을 표지로 넣었더니...주인공을 빼놓았다고 편집장께서 얼마나 화를 내시던지...ㅡ.ㅜ;;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맨위의 저 표지를 그렸다가
이번엔 책 판매하시는 서점주들로부터 단체항의를 받아버렸습니다......
표지의 노인네가 너무 무서워서 책이 안팔린다나 뭐라나......;;;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초판부터 내 말대로 할 것이지....ㅜ_ㅠ
그래서 현재 판매되는 책표지로 전부 바뀌었습니다...
이것으로 말입니다.

제 책을 스캔하기 귀찮아 알라딘과 예스24에서 표지들을 펐습니다...ㅡ_ㅡ
참 곡절많은 책이었네요.
세익스피어를 순정만화로 그린다는 발상도 꽤 대단했는데요....
옹달샘의 컨셉제의를 듣고 쾌히 승락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흥미롭기도 하고.... 고전적인 시대물을 명작만화의 거죽을 빌어 그릴 수 있다는 사실도 맘에 들었고요.
제 그림이 회화풍이다보니...뭐 실사풍인 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회화풍이 맞겠죠....만화풍이 아니고요.=_=(만화가가 되가지고 이상한 발언을 하고 있네요)
이런 명작만화에 꽤 어울렸던 것같습니다. 물론 대중적인 판매량이 훌륭하다고는 볼 수가 없겠네요.
무엇보다도 세익스피어 이 영감탱이는 예날 사람이고 연극인~인지라
모든 연출을 연극에 맞추어 스토리 진행을 해놔서리......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속출하고
말도 안되는 설정에 앞뒤안맞는 스토리 진행도 여과없이 나옵니다.
금과옥조같은 대사-인생을 관통하는 듯한 인상적인 대사가 오~하는 감탄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이 영감탱이는 여자에 관해선 정말 몰랐던 게 아닐까...싶어요.
아니면 17세기의 영국 여자들은.....정말 알 수가 없는 인종들이었던지요.
그래서~ 저는 리어왕을 상당부분 각색했고요...제 생각에 논리적으로 말이 되도록...;;
혹은 좀더 재미있어 보이도록 스토리들을 수정했습니다.
원작을 살려달라는 편집장의 비명따윈 뒤로 해버리고 말이죠...;;;;
(이 자리를 빌어 ㅈㅅ하다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네요....
저와 일하는 편집장님들의 운명은 쌈닭입니다....ㅋㅋㅋㅋㅋ거의 웬수죠)
프랑스왕과 코델리아의 키스신이나 러브러브는 제가 창조해낸 것이죠....순정만화답게...^^
악역인 에드먼드 글로스터의 코델리아 찝적대기...(;;)는 완전히 창작입니다...=_=;;
원작을 보신 분들은 뭐야~하실 분도 있겠지만
스토리 진행이 그래야 말이 된다고 멋대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글로스터 백작부자의 비극은 제 나름 에피소드를 바꾸었습니다.
원작에서의 노 글로스터 백작을 묶어놓고 고문하며 눈알빼기~ 뭐 이런 ㅎㄷㄷ한 장면에 경악해서...때문이 아니고
그런 에피소드가 뜬금이 없어보여서....라는 제 판단으로
200페이지라는 한정된 페이지 공간에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한 수단을 좀 쓴 것이죠.....;;;
마찬가지로 에드먼드 글로스터는 원작에서는 사람을 시켜 코델리아를 교살하지만
만화에서는 직접 손을 더럽힙니다. 좀더 극적으로 보이긴 하지요...;;;
참고로 세익스피어 원작에서 에드먼드 글로스터는 코델리아에게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브리튼의 왕위를 탐내서
코델리아를 죽인다는 설정으로 되어있고요....뭔가 말이 안되는 설정이었습니다.
걍 전부 죽여야 비극이니까 그랬나보다....하는 심정으로 보지 않으면
이 리어왕 원작은 무수한 ?? 마크만 난무합니다.....아 대체 왜? 이 스토리는 왜 이렇게 진행되는가?
그리고 코델리아 고 입버릇 나쁜 공주도....그렇게 말하면 어떤 아버지가 화를 안내겠느냔 말이죠....!!
말을 듣기 좋게 꾸미지 못하느니 뭐니 하는데 이건 버릇없고 성질나쁜....철딱서니없는 발언의 전형....
ㅜ_ㅡ 그런데 천사같은 공주라고 추켜세워야 하는 스토리 진행에 할 말이 좀....;;;
이런저런 모순을 땜방하고 그래도 세익스피어 이야기인데....원작의 흐름에 가깝게 하도록 노력은 했습니다만..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앞서는 그런 책이네요.
생각같아서 의뢰만 들어온다면 맥베스같은 것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만...ㅋ
출판 시장도 꽤나 불황인지라....아마.....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당시에 함께 출간되었던 명작만화들 중에서도
스테디 셀러로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같아 불행중 다행으로 보입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던 명작만화들 대부분이 절판이 되었더군요.
갑자기 옛생각 나서 길게 한 소리 주저리주저리했습니다.
최근까지 서평을 올려주신 꾸준한 독자님들을 보고....즐겁게 한번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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